“느껴봐요, 짜릿한 손맛” ‘다트 사랑’에는 국경이 없다. 한국과 일본의 ‘다트 얼짱’으로 유명한 금단비 씨(왼쪽)와 히야마 아사코 씨가 28일 고려대 화정체육관에 설치된 디지털 다트 기구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친선경기를 한 이들은 남성 팬들로부터 뜨거운 응원을 받았다. 김재명 기자

■ 서울 피닉스다트대회 출전

히야마 - 금단비씨

히야마 작년 日프로 3위
미스코리아 금씨도 마니아
양국대회 오가며 우정 쌓아
“남성 팬들 몰고 다녀요”

“히야마짱, 가와이(귀여워요)∼.”

“단비 씨, 너무 아름다워요.”

2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화정체육관. 제법 큰 규모의 체육관이 굵은 남자들의 목소리로 쩌렁쩌렁 울렸다. 경기장은 응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로 뜨거웠지만 정작 선수들의 표정은 얼음처럼 냉정했다. 15cm 길이의 다트에 온 신경을 집중시킨 선수들. 다트를 던질 땐 숨 쉬는 것조차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경기가 시작된 지 15분가량 지났을까. 마지막 다트를 던지고서야 두 선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서로 격려하며 포옹하는 모습을 보고 한 남성 팬이 중얼거렸다. “저런 동생들 있었으면 소원이 없겠네.”

이날 ‘남심(男心)’을 자극한 주인공은 히야마 아사코 씨(24)와 금단비 씨(27). 서울 피닉스다트 전국대회 시범경기에 출전한 이들을 선수대기실에서 만났다. 히야마 씨는 다트 인구가 1000만 명이 넘는 일본에서 지난해 랭킹 3위까지 오른 실력파 프로선수. 미스코리아 출신 탤런트인 금 씨는 다트를 즐기는 마니아로 이번 대회를 주최한 홍인터내셔널의 전속모델이다.

이들이 만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첫 만남은 지난해 2월 일본 도쿄에서였다. 다트 경기를 보러 일본에 간 금 씨가 경기를 앞둔 히야마 씨와 첫 인사를 나눴다. 히야마 씨는 “몸매가 좋고 웃는 모습도 예쁜 금 씨가 눈에 확 띄었다”며 첫 만남을 기억했다. 금 씨 역시 “웃는 모습이 귀엽고 성격도 밝은 히야마 씨와 친해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가까워진 건 지난해 10월. 히야마 씨가 경기를 위해 방한했을 때다. 둘은 함께 저녁을 먹고 운동을 하면서 국경을 넘은 우정을 싹틔웠다.

히야마 씨는 국내에도 팬이 많다. 이날도 ‘히야마다트클럽’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은 팬 수십 명이 체육관을 찾았다. 그의 이름을 딴 다트 용품도 많은 팬의 애장품 1호다. 한 30대 남성팬은 “인형 같은 얼굴이지만 경기 땐 카리스마가 장난 아니다”며 ‘히야마 예찬론’을 펼쳤다. 금 씨도 다트계 인기스타다. 경기는 제쳐두고 그의 모습을 셔터에 잡느라 분주한 팬이 많다. 금 씨는 “친한 미스코리아 친구들을 모아 다트 모임을 만들 정도로 다트에 애정이 많아요. 그러다 보니 팬들이 격려해 주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트를 한마디로 정의해 달라”고 물었다. 히야마 씨는 “태어나 처음으로 진심을 바친 운명”이라고 말했다. 고개를 끄덕거리던 금 씨는 이렇게 얘기했다. “평소 낚시를 좋아해요. 다트는 월척을 낚았을 때의 그 짜릿한 손맛이라고 하면 이해가 될까요.”

:서울 피닉스다트 전국대회